[중앙방송, 김영진 기자] 지난 9월 전주시 다가구주택에서 40대 여성 ㄱ씨가 제때 복지지원을 받지 못하고 안타깝게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과금체납 등으로 정부의 복지사각지대 발굴 사업 대상자에 포함되어 있던 ㄱ씨를 찾기 위해 지자체에서는 주민등록 주소로 안내물을 발송하고 직접 찾아가는 가정방문 등을 진행했으나 사는 곳의 정확한 동?호수를 몰라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국적을 가진 동포 A씨는 얼마 전 주택을 매수하던 중, 본인이 직접 구매 당사자 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주택에 누가 살고 있는지 확인하는 ‘전입세대확인서’를 신청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전입세대확인서를 신청하려면,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내국인에게 관련 내용을 위임한다는 위임장을 작성한 후, 내국인 이름으로 발급받아야 해 불편했다.
이와 같은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행정안전부는 12월 7일, 전입신고 시 다가구주택과 준주택의 동?호수 표기를 강화하는 내용의 '주민등록법 시행령'과 '주민등록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각각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 전입신고 시 다가구주택·준주택의 동·호수 표기 강화 ▲ 외국인?외국국적동포의 전입세대확인서 발급 허용이다.
먼저, 전입신고 시 다가구주택·준주택의 동·호수 표기가 강화된다.
현재는 전입신고 시 동 번호와 호수까지 기재해야 하는 공동주택(아파트)과 달리, 분할등기가 되지 않는 다가구주택과 준주택은 도로명까지만 기재하면 되고, 동 번호와 호수는 본인의 신청이 있는 경우에만 주소 끝부분에 괄호를 하고 기재하면 된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가구주택과 준주택에 전입신고 시에도 원칙적으로 건축물의 이름, 동 번호와 호수를 기재해야 하고, 없는 경우에는 층수를 기재해야 한다.
○ 또한, 이?통장은 전입신고한 내용이 정확한 지 사후 확인하고, 확인 결과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은 전입신고서 상 기재된 건축물의 이름, 동?호수를 정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이렇게 확보된 다가구주택과 준주택의 건축물 이름, 동·호수 정보는 공법관계에서의 주소가 아니므로 주민등록표 등·초본에는 표기되지 않고, 전산자료의 형태로만 관리되며, 복지위기가구 발굴, 우편물 발송, 건강보험 관리 등의 목적에 한하여 전산자료의 형태로 제공된다.
아울러, 주민등록시스템과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연계하여 전입신고한 주소정보를 사회보장정보시스템으로 제공될 예정으로, 이렇게 되면 동?호수 등 정확한 주소정보를 몰라 찾기 어려웠던 복지위기가구를 손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외국인?외국국적동포도 전입세대확인서 발급을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 거래가 증가하고 있으나, 그동안 주민등록이 안 된 외국인 또는 외국국적동포는 전입세대확인서를 직접 신청할 수 없어 주민등록이 되어있는 내국인에게 위임하여 신청하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외국인 또는 외국국적동포가 부동산 매매계약 등의 거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전입세대확인서 발급을 직접 신청할 수 없는 불편이 있었다.
앞으로는 외국인등록을 마친 외국인 또는 국내거소신고를 한 외국국적동포는 외국인등록증 또는 국내거소신고증을 제시하고 전입세대확인서 발급을 직접 신청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12월 7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입법 예고기간(40일) 동안 국민과 관계기관 등 이해관계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개정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개정안은 관보와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볼 수 있고, 개정안에 대한 의견은 우편, 팩스, 국민참여입법센터를 통해 제출할 수 있다.
고기동 차관은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위기가구 정보를 적시에,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이번 개정을 통해 보건복지부 및 읍·면·동 일선 현장과 긴밀히 협력하여 촘촘한 위기가구 발굴·지원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