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평화연구원(원장 김희수)은 민주당 법률위원회(김승원 국회의원)와 함께 11월 20일 오전10시. 국회의원회관 202호에서 ‘한국 감옥의 현실과 과밀수용 해소 방안’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날 토론회는 인권평화연구원 공식 창립(10월 18일) 이후 처음 개최하는 토론회이기도 하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으로 진행하는 이번 토론회는 2016년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과 함께 교정시설 과밀수용을 해소하도록 권고한 7년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개최된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감옥의 수용자들은 여전히 신문지 두 장을 펼친 것보다 좁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
빈곤은 늘어나고 범죄는 줄어드는데 감옥은 미어터진다. 지난 10월 가난한 할머니가 아파트 분리수거장에서 빈 병 12개를 훔쳤다고 벌금 30만원형에 처해졌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중대범죄는 꾸준히 줄고 있다. 하지만 감옥은 미어터진다. 2023년 9월 현재 수용자는 58,583명으로 49,600명의 수용정원 대비 118% 과밀수용이다. 계속 늘어나서 최근 전체 수용자가 6만명이 넘어섰다. 현 정부 출범 때 4만8천여명에서 짧은 기간 동안 25%가 증가한 것이다.
발제를 맡은 조영민 인권평화연구원 상임연구위원은 법무부가 제출한 최근 통계자료 분석을 통해 ‘가난이 어떻게 죄가 되고 있는지, 중대범죄가 줄어드는데도 감옥이 가득 찬 원인은 무엇인지’를 중심으로 발표하고, 안성훈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교정시설 증설·선별적 수용·수용인원감축·보석제도와 가석방제도 적극적 활용 등 여러 정책 전환을 통한 과밀수용 해소 방안’을 제시한다.
김학성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은 ‘수용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하는 기형적인 현황과 교정청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박선영 한세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과밀수용의 부작용으로 재범률 증가, 수용자의 사회복귀 실패, 여성수용자 증가와 자녀의 문제, 소년수(少年囚)와 성인수 혼거의 문제점, 노르웨이의 좋은 사례’를 제시한다. 윤동호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는 ‘과밀수용으로 인한 교정시설 예산증가, 벌금형이 선고된 사건 중 집행유예(4,495건)는 1%에 불과한 점을 지적하며 벌금형의 집행유예 확대’를 중심으로 토론한다.
범죄자를 교정시설에 구금하면, 범죄에 대한 응징이라는 차원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모르나, 사회정의는 단순한 응보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다. 1975년에 출간된 미셀 푸코의 '감시와 처벌'은 여러 가지 참고문헌을 제시하며, 응보주의가 지배하는 감옥이 결국은 재범률을 높이고, 수용자들을 교정교화하는데 실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감염병에 걸린 수용자를 치료하지 않고 사회로 내보내면 어떻게 되겠는가. 범법자를 영원히 격리할 수 없다면 교도소에서 출소한 사람은 우리의 이웃이 되어야 한다. 출소자들이 더 위험한 사람으로 변해서 사회로 돌아온다면 그 비용은 국가가 세금으로 부담하게 된다. 그래서 현재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교정교화의 목표를 ‘수용자의 재사회화’에 두고 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제1조는 “수형자의 교정교화와 건전한 사회복귀를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과밀수용은 교정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있어 가장 큰 방해물이다. 즉각 시정해야 한다.
이번 토론회를 통해 ‘불구속수사의 원칙 준수, 가석방제도 혁신적 전환, 일수벌금제(소득·재산 비례 벌금제) 도입, 교정청 설치, 모범수용자 형기 단축제도 검토’ 등 교정시설 과밀수용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검토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