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송, 박노일기자] 온누리상품권의 24.1%가 유독 대구 지역에 쏠려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 대비 인구(24년7월) 4.6%, 지역내총생산(22년)이 전국의 3%인 대구에서 유독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류 상품권만 놓고 보면 그 비중이 27%로 더 커졌다. 특히 경상권 일대에서 구매된 온누리상품권의 다수가 대구로 빨려 들어가 소비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산업자원통상중소벤처위원회, 대전 동구)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통해 비상식적인 지역편중을 지적했다. 의원실의 지적에 소진공은 대구 일부 지역의 불법유통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소진공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온누리상품권 전국 월평균 총매출은 3,208억 원으로 집계됐다. 대구(24%), 서울(22%), 부산(14%), 경기(7%), 경남(6%), 경북(5%), 대전(3%), 광주(3%), 전북(2%), 울산(2%), 인천(2%), 전남(2%), 충남(1%), 충북(1%), 강원(1%), 제주(1%), 세종(0%) 순이었다. 경기도 등 광역 지자체별 지역사랑상품권이 활발한 지역을 제외하면, 대체로 인구 또는 지역내총생산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대구만 유독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두드러졌다.
전년도에 비해 올해 대구 쏠림은 더욱 두드러졌다. 전년 대비 전국 월평균 매출은 676억 원 증가했다. 그런데 그중 대구만 469억 원에서 773억으로 304억 원 증가했다. 대구는 작년 대비 매출비율이 6%p 상승했지만, 서울, 부산 지역은 2%p, 울산은 1%p 감소했다.
특히 대구를 제외한 영남권 주민들도 대구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쓰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비영남권에서는 대부분 지역별 온누리상품권 발행액과 매출액의 비율을 비슷했으나, 유독 부산, 경남, 경북에서는 지역에서 발행된 금액의 비율 대비 매출비율이 낮았다.
소진공도 대구의 이상한 온누리상품권 매출을 엄중히 인식했다. 대규모 부정유통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장철민 의원은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 “상품권의 많은 부분이 대구에서 사용되는 상황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물었다.
이에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대구의 상황이)납득이 잘 안 됩니다”라며, “내용에 대해서 실태조사를 엄하게 해서 문제 되는 것을 위법 조치하겠다”라고 밝혔다. 소진공은 장철민 의원실의 요청으로 이번에 처음 온누리상품권 가맹점별 매출 분석을 시도해 문제를 인식했다.
한편, 이번 지역별 분석을 통해 온누리상품권의 소비 역외유출도 확인됐다. 중기부로부터 받은 ‘온누리상품권 지역별 발행액(7월 기준, 누적액)’을 보면, 부산(21%), 서울(20%), 대구(14%), 경북(7%), 경기(6%), 경남(6%), 광주(4%), 전북(4%), 대전(3%), 인천(3%), 전남(3%), 울산(3%), 충남(1%), 충북(1%), 강원(1%), 제주(1%), 세종(0%) 순으로 발행액이 컸다. 발행 대비 매출을 비교하면 부산, 경기, 경북, 경남, 광주, 서울에서는 발행 대비 매출비율이 1%P 이상 낮아졌다. 특히 부산의 경우, -4%P 차이를 보였고, 대구를 제외한 경상권 모든 지역에서 매출비율이 낮아 대구로 소비유출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철민 의원은 “온누리상품권의 지역편중이 심각하다”며, “내년 5조 5천억 온누리상품권 예산 확대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정책 효율성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문제점이 소명되기 전에는 온누리상품권에 대한 내년 예산 심사는 불가하다”며, “잘못된 방식으로 정책 집행이 되고 있는데 지역화폐보다 무조건 온누리상품권이 좋다는 정부의 논리를 어떻게 국회가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이 온누리상품권 발행액을 5.5조 원으로 확대하고 지역상품권 예산을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있어, 소비 역외유출이 우려되는 지역의 거센 반발과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