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송, 박노일기자] 인터넷은행에서 빚을 낸 20대 고객의 연체율이 최근 급등하고 있어 경기 둔화 국면에서 20대 청년층의 신용 관리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인터넷전문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관련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케이뱅크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20대 이하 차주의 연체율은 4.05%였다.
이는 작년 말(3.77%)보다는 약 0.28%포인트(p) 오른 것이고, 3년 전인 2021년 12월 말(1.76%)보다는 2.29%p나 상승한 수치다.
다른 연령대를 보면 8월 말 기준 30대(1.98%), 40대(1.63%), 50대(1.86%) 등은 1%대로 20대 이하와 큰 차이를 보였다.
이런 추세는 다른 인터넷은행에서도 확인된다.
카카오뱅크의 8월 말 기준 20대 이하 신용대출 연체율은 2.09%로, 전체 연령대 평균(1.03%)의 2배 이상을 기록했다.
2021년 말 0.45%였던 20대 이하 신용대출 연체율은 2022년 말 1.41%, 작년 말 1.73%에서 올해 들어 7월(2.00%) 이후 2%대를 기록 중이다.
토스뱅크에서도 20대 이하 신용대출 연체율은 8월 말 기준 1.75%로 2022년 말(1.48%)보다 상승했다.
청년층이 비대면으로 간편하게 대출받을 수 있는 인터넷은행에서 신용대출을 쉽게 받으면서 이를 중심으로 20대 차주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사 중에서 케이뱅크의 20대 연체율이 타사의 2배 이상을 기록한 것은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연계계좌 보유고객의 비중이 높은 영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20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대출을 활용했고, 이에 대한 상환 또는 유지능력이 없어지면서 연체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대 연체율이 급등함에 따라 인터넷은행의 대출 심사 관리, 청년층의 신용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회초년생인 20대에 신용에 문제가 생기면 향후 금융권 대출을 이용할 때 큰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
김현정 의원은 "인터넷은행의 간편한 대출 절차와 접근성은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청년들이 과도한 대출을 쉽게 받게 해 심각한 금융 리스크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며 "청년들이 무리하게 대출받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고, 금융당국은 금융 교육과 상담 서비스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터넷은행 3사의 8월 말 기준 신용대출 연체액은 3천944억원으로, 3년 전인 2021년 말(675억원) 대비 약 484% 증가했다.
20대 이하의 신용대출 연체액은 같은 기간 82억원에서 443억원으로 약 440%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