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송, 박노일기자] 디지털기기를 이용해 학습할 경우, 학생들이 수업시간의 최대 40%는 딴짓에 사용하고, 정답률도 30%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회의원(순천시·광양시·곡성군·구례군 갑)이 국회도서관에 의뢰한 조사 결과, 스웨덴 카롤린스카 왕립 의과대학의 “전국 학교 디지털화 전략 의견서”를 통해 밝혀졌다.
국내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과 관련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의 의견이 여러 차례 인용됐으나, 이번처럼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의 의견서에 따르면, 디지털 도구는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여러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집중력과 작업 기억을 방해하므로 학습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의견서에 인용된 크라우샤와 노박(Kraushaar · Novak, 2010)의 연구에 따르면, 수업 중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 학생들이 수업 시간의 최대 40%를 학습과 무관한 활동에 사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함께 인용한 햄브룩과 게이(Hembrooke · Gay, 2003)의 연구에 따르면, 수업 도중 학생 절반은 노트북을 열어두고 나머지 절반은 노트북을 닫아두도록 했을 때, 노트북을 열어 두었던 학생들은 다른 급우들에 비해 정답률이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클링버그(Klingberg, 2023)의 2023년 연구를 인용해, 종이에 적힌 내용을 읽는 것보다 화면을 통해 내용을 읽을 때의 부정적 영향의 크기도 36%라고 지적했다. 컴퓨터에서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요소를 제한했을 때에도 학생들이 계속해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은 디지털기기는 영유아, ADHD(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 아동에게 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고, 학교에서 디지털 도구를 어느 정도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부모가 가정에서 디지털기기 사용시간을 제한하는게 어려워질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김문수 의원은 “AI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교육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교육부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과 관련해 부정적인 연구와 의견, 그리고 학생들의 연령별, 특성별 여건을 무시하고 전면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AI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위해서는 다양한 전문가의 학생의 학습적, 건강적 영향에 대한 종합적이고 면밀한 분석과 학생·교사·학부모의 숙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