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송, 박노일기자] 2023년 SVB 사태로 예금자 보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금융회사의 부실 리스크를 점검하는 예보-금감원의 공동검사가 엇박자가 심해지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의원(더불어민주당, 평택병)이 예금보험공사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예보가 금감원에 공동검사를 요청했지만 묵인한 부보금융회사 수가 73개 금융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금보험공사에 보험료를 납입하고 예금자보호를 적용받는 은행(52), 생명보험(22), 손해보험(22), 금융투자(107), 저축은행(80) 업권에서 총 283개사가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매분기마다 예금자 보험을 납입하는 부보금융회사 금융권역별 감시단계를 분류하고 단계별 감시를 하고 있다. ▲1단계 일반감시 ▲2단계 우선감시 ▲3단계 우선감시이다.
예금보험공사는 예금보험사고 방지를 위해 현장확인이 필요한 경우 단독조사, 금감원과의 공동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단독조사는 예보법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예보는 부보금융회사에 대해 단독조사를 실시할 수 있으나, 저축은행 이외 업권의 경우 경영상태가 이미 악화된 적기시정 조치 대상회사로 단독조사 요건이 한정되어 있다.
공동검사는 예보법 및 금융위설치법에 따라 예금보험공사는 금감원과 공동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공동검사에서 금감원은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 및 관련법령 준수 여부를 집중적으로 보고 있으며, 우리나라 특성상 정부 금융정책도 주요 고려사항이다. 예금보험공사는 기본적으로 금융회사의 보험료를 기반으로 기금을 운용하며 부실화될 경우 기금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시적, 실질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과 예금보험공사의 공동검사 최근 10년간 실적을 보면, 저축은행 62번(65%), 타 업권 33번(35%)으로 공동검사 대부분이 저축은행 업권에 집중되어 있고, 타 업권의 경우 연 1회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 부동산PF 부실 우려,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업권 전반의 건전성 취약요인에 대한 현정점검 필요성이 증대하는 상황이다.
김현정 의원실에서 예금보험공사의 최근 4년간 금감원 공동검사 요청 목록을 분석한 결과 많은 문제점을 발견했다.
첫 번째, 예보에서 금감원에 공동검사를 요청했지만, 묵인한 부보금융회사의 건수는 21년 11곳, 22년 17곳, 23년 20곳, 24년 25곳 총 73곳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매년 예금자 보호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금융회사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 예보에서 금감원에 요청하지 않은 부보금융회사를 공동검사 한 것이다. 21년 금투 1곳, 22년 은행 1곳, 저축은행 2곳, 23년 금투 1곳, 24년 금투 1곳, 생보 1곳이다. 공동검사 취지보다 금감원 일정에 따라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다.
세 번째, 2023년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보유 채권 가치가 급락하자 고객들이 뱅크런을 하면서 유동성 위기에 빠져 결국 파산했다. 이 사건은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이 드러난 중요한 사건으로, 이후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와 금리 정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에 예금보험공사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예금을 통한 자금조달 비율이 높고, 예금 해지 등이 모바일 앱을 통해 언제나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에 23년 말 금감원에 인터넷전문은행 2곳에 대한 공동검사를 요청했지만, 묵인했다.
김현정 의원은 “부보금융회사의 부실 리스크 정도에 따른 차등보험료율제도를 운용하기 때문에 부보금융회사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며, “금감원이 금융회사 검사 권한 독점을 하려한다는 지적이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17일 2024년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이복현 원장은 김현정 의원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인정하고 제도개선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