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송, 박노일기자] 육아휴직 동안 내지 않은 국민연금 보험료를 복직 후 납부해 연금 가입 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추납(추후 납부)' 제도가 마련돼 있지만, 정작 신청률은 0%대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령연금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해서는 추납 제도를 활용하는 게 육아휴직자에게 유리함에도 신청률이 저조한 까닭은 경제적 부담 때문으로 풀이된다. 회사와 절반씩 부담하는 일반적인 국민연금 보험료와 달리 추납 보험료는 근로자가 전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모들을 위해 제도적 보완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2023년까지 6년간 육아휴직으로 인한 납부예외자 108만7164명 가운데 추납 신청자는 7094명이었다. 신청률은 0.65%에 불과하다.
연도별 통계 추이를 보면 2018년 0.43%, 2019년 0.41%, 2020년 1.28%, 2021년 1.03%, 2022년 0.51%, 2023년 0.29%다. 2021~2022년에 잠깐 추납 신청률이 1%를 넘어섰지만 다시 0%대로 급감한 모습이다. 이 자료는 각 해당 연도에 육아휴직으로 납부 유예를 신청한 이력이 있는 자가 올해 7월 24일까지 추납 신청을 한 비율을 집계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민연금 직장가입자가 1년간 육아휴직을 하면 회사는 근로자의 휴직 기간 보험료를 내지 않겠다고 납부 예외 신청을 한다.
국민연금 납부 예외 제도는 육아휴직자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휴직 기간만큼 연금 납입기간이 줄어들어 노령연금 수령액이 감소할 수 있다.
추납 제도는 육아휴직자가 납입기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그러나 일반적인 국민연금 직장가입자가 회사와 본인이 절반씩 보험료를 나눠 부담하는 것과 달리 추납 보험료는 절반을 회사가 부담하지 않고 근로자가 전부 내야 한다. 휴직 중에는 사업주가 연금보험료 부담금을 납부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육아휴직 시 소득은 줄어들지만 국민연금 보험료는 2배로 늘어나는 셈이다.
1인당 평균 국민연금 추납 신청 금액은 150만원가량이다. 휴직 후 직장에 복귀한 직장인이 한꺼번에 이 금액을 납부하기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최장 60개월에 걸쳐 분할납부를 할 수 있다곤 하지만 이 경우 따라붙는 이자율도 근로자 부담이다.
이러한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연금은 휴직 중에도 근로자가 본인 기여금만 내면 연금 가입 기간 전체를 인정받을 수 있다. 육아휴직 최대 사용 기간인 3년 내내 본인 기여금만 내도 일반 재직자와 동일한 연금 가입을 인정받는다.
이에 국민연금도 육아휴직자의 연금 사각지대를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남희 의원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의 역할이 강조되는 만큼 육아휴직을 한 국민연금 가입자가 추납하는 경우에도 국고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