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송, 김혜영기자] 국가유산청은 관음보살, 남순동자, 해상용왕으로 구성된 조선 후기의 '서울 흥천사 목조관음보살삼존상'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서울 흥천사 목조관음보살삼존상(서울 興天寺 木造觀音菩薩三尊像)'은 조성발원문을 통해 1701년(조선 숙종 27)이라는 제작 연대, 수조각승 법잠(法岑)을 비롯한 계초(戒楚), 진열(振悅), 성인(性印) 등의 제작자, 임실 신흥사 적조암이라는 원봉안처 등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불상이다. 현재 흥천사 대방에 모셔져 있는 이 관음보살삼존상이 언제 임실 신흥사 적조암에서 서울 흥천사로 옮겨졌는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1890년 흥천사 수월도량 정비 과정에서 대방에 모셔져 있던 관음보살상과 남순동자상, 해상용왕상 등을 수리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적어도 그 이전에 옮겨진 것으로 보인다.
수조각승 법잠(法岑)은 조선 후기 조각계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조각승이지만 함께 조성 작업에 참여한 계초(戒楚)와 진열(振悅)은 18세기 조각계에서 매우 비중 있는 조각승이다. 따라서 이 불상은 이들의 조각승 계통의 형성과 전승을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라 할 수 있으며, 특히 1701년 작품으로 18세기 불교 조각의 첫 장을 연다는 미술사적 의의를 부여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유물은 수월도량의 주불(主佛)인 관음보살과 남순동자, 해상용왕으로 구성된 매우 드문 삼존상이다. 이러한 관음보살삼존의 구성은 이미 고려 불화에서 그 전조(前兆)가 보이기는 하지만, 완전하게 자리 잡은 것은 17세기 이후부터로 판단된다. 조선 후기와 말기에 편찬된 의례집에서는 관음보살과 남순동자, 해상용왕이 관음보살삼존으로 언급되는데, 이 불상은 이보다 시대가 앞서기 때문에 의례집 간행 이전부터 성행한 관음보살삼존도상과 신앙을 이해하는 데에도 중요한 자료이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서울 흥천사 목조관음보살삼존상'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한 후, 문화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혁신과 적극행정의 일환으로 우리 문화유산의 숨겨진 가치를 재조명하고 보다 합리적인 지정제도가 정착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