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송, 박노일기자] 판매 대금 지급불능으로 인한 티몬·위메프 사태가 발생한 지 2주가 됐다.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7월 25일 기준 정산지연 금액은 2,134억원으로 추정됐으나, 6~7월 카드결제액 합산액이 1조2천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에서는 판매자 보호 등을 위해 최대 5,600억원 이상 규모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투입하는 등 금융지원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농식품분야에서는 정확한 피해규모 파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가 농식품분야 유관기관, 농협, 협회 등을 통해 파악한 피해규모는 식품기업 119억, 농업법인 37억, 농업인·농촌체험마을 8,700만원 등 157억원이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티몬·위메프 내부 제보에 따르면, 신선농산물 약 425억원, 이를 포함한 식품카테고리 전체 미정산 금액은 약 1,19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농식품부 등에서는 개별 농가나 농업법인 등의 피해를 집계하지만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개인사업자인 농식품 온라인 판매인들이 판매하기 때문에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농식품 판매 셀러들의 경우 피해 사실이 알려질 경우 결재 능력을 의심받아 납품을 못받을 우려 때문에 피해액 공개를 꺼리면서 이들 셀러들의 피해가 제대로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식품분야 피해방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해야 한다.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 당사자인 쌀 판매 농업법인의 제보에 의하면 이번 사태로 인한 3개월치 미정산 피해액은 15억원에 달하며, 쌀 생산 농가, 정미소, 농산물 판매 유통법인 등이 연쇄적으로 피해를 보는 구조다. 판매대금 지급불능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농가, 농식품 기업의 2차 피해와 줄도산이 우려된다. 겉으로 드러난 피해액이 아닌 실제 생산·유통·온라인 판매과정에 연관된 당사자들의 피해 현황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중소벤처기업부 뿐만 아니라 농식품부 차원에서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한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농식품 온라인 판매인들은 농산물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이 무너지면 농식품 온라인 유통의 확대도 어려워질 것이므로 이에 대한 지원대책 마련이 매우 중요하다. 더불어 농림수산업자 신용보증기금을 활용한 농가나 농업법인의 피해 지원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신속한 대응과 함께 구조적인 제도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 이번 티몬·위메프 사태를 계기로 국회 정무위를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정을 통해 정산주기 및 방식, 지급절차 등에 대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농식품의 경우 일반 공산품에 비해 유통기간이 짧고 반품이 어려운 신선 농수산물의 특성을 고려하여 판매 대금 정산주기를 일반 공산품과 달리하여 더 줄이는 한편 전자상거래업체의 경우 판매대금과 운영자금을 별도의 계좌로 분리하여 판매대금 지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적정가격을 제시하는 농식품 온라인 유통이 될 수 있도록 온라인 유통 생태계에 대한 면밀한 파악과 분석을 하고, 농민과 농업법인, 중소상공인들이 물건을 믿고 맡길 수 있는 공정한 거래시장이 마련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티몬·위메프 사태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온라인 플랫폼 시장에 대한 적절한 규제를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농업인을 비롯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농식품부의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 더불어민주당 농해수위 소속 의원들도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 마련에 적극 협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