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송, 박노일기자] 전세사기를 일으키고도 임대사업자가 받는 세제 혜택을 누린 악성임대인을 전면 방지하는 법안이 발의된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의원(충남 천안시갑)은 26일 악성임대인의 임대사업자 자격을 박탈하는 ‘악성임대인 세제혜택방지법’('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임대사업자가 보증금 반환을 지연해 임차인의 피해가 발생하면, 지자체장이 임대사업자 등록을 말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토부가 말소 요건을 시행령에서 지나치게 좁게 규정해버려, 전세사기를 일으킨 악성임대인이 국가로부터 세제 혜택을 받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실제 문진석 의원에 따르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집중관리하는 다주택 채무자 664명 중 165명(25%)이 임대사업자 자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심지어 신상이 공개된 127명 중 67명(52.7%)도 여전히 임대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그런데도 지난 4년간 보증금 미반환으로 임대사업자 자격을 박탈당한 사례가 7명에 불과할 만큼,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문진석 의원은 악성임대인들이 대규모 전세사기를 벌일 수 있었던 이유가 종부세 합산배제 등 임대사업자 혜택으로 세금을 감면받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즉각적인 법 개정으로 부당혜택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문 의원은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발의를 통해 임대사업자 등록 말소요건을 대폭 확대하고,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조항을 신설했다.
구체적으로 임대사업자의 보증금 미반환으로 보증회사에 피해가 발생한 경우 및 전세사기피해자등으로 결정된 임차인에게 피해를 입힌 임대사업자의 자격을 말소시킴으로써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했다.
또한 악성임대인이 여러 보증회사에 동시다발적 손해를 끼치는 것을 예방하고자, 보증회사 간 악성임대인을 별도 관리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도록 하는 조항도 신설했다.
문진석 의원은 “수만 명에게 고통을 준 전세사기범죄자들이 지금껏 대규모 세제 혜택을 받았다는 황당한 사실에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면서 “수년간 사각지대를 방치한 국토부는 즉각 시행령 개정과 법 개정에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