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송, 김영진 기자] 한·미가 공동으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우다 전사한 영웅들을 찾는 유해발굴을 추진한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은 미 국방부 전쟁포로 · 실종자 확인국(Defense POW/MIA Accounting Agency, DPAA)과 함께 5월 22일부터 6월 28일까지 6주간, 경상북도 문경시 마성면 일대에서 유해발굴을 진행한다.
한·미는 지난 2000년부터 6·25전쟁 전사자들의 유해를 찾기 위해 총 14회에 걸쳐 공동 유해발굴을 추진해왔으며, 이번 공동발굴을 위해 한·미 양 기관은 지난 4월 8일부터 5월 4일까지 해당 지역을 답사하여 발굴 구역, 발굴 방법 등을 확정했다.
공동 발굴팀은 한국 측과 미국 측에서 각각 15명씩 총 30명으로 구성되며, 발굴을 통해 수습되는 유해 또는 유품은 국유단 중앙감식소로 옮겨져 양국 간 긴밀한 공조 아래 정밀감식을 거칠 예정이다.
이번 공동발굴은 양국의 미확인 전사자 유해를 수습하는 동시에 1950년 12월 15일 문경시 신현리 일대에서 미 육군이 발굴한 미군 유해 1구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당시 인근에서 추락한 F-51D 전투기의 기체 또는 부품의 고유번호 등을 찾는 목적으로 계획됐다.
해당 지역은 국군 제6사단의 ‘영강 부근 전투’(’50. 7. 17. ~ 7. 22.)가 벌어진 곳이며, 이전에 6차례 걸쳐 약 150구의 전사자 유해를 발굴한 기록 등을 고려, 추가 유해 발굴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이번 공동 발굴지역으로 선정됐다. 더불어, 2022년 한·미 공동조사 동안 해당 지역에서 전투기 추락과 관련된 지역 주민의 증언을 확보하고 전투기 잔해 일부를 식별함으로써 유해 및 증거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됐다.
지역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6·25전쟁 당시 발굴지점 인근에서 기체 안에 있는 조종사의 시신을 목격했으며, 시신을 직접 옮겨 매장했다고 전해졌다.
이번 공동발굴은 발굴 지역의 지형과 조건을 고려하여 암반지대와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산비탈인 너덜지대로 나누어 정밀하게 진행된다.
먼저 암반지대에서는 산악등반 전문가가 산 능선을 따라 발굴지점까지 접근하여 발굴 지역의 토사를 채취한 후에는 밧줄을 이용하여 발굴 현장 바깥으로 이송한다. 이송된 토사는 큰 체를 이용해 세밀하게 걸러내어 고유의 부품번호가 적힌 전투기 잔해나 유실됐을 수 있는 유해를 찾아낼 계획이다.
너덜지대에서의 발굴은 암반지대에서의 발굴이 종료된 후에 시작된다. 이 지역은 비교적 접근이 쉬워 발굴팀이 직접 투입된다. 팀원들은 발굴 장비를 사용해 굴토하고 토사를 걸러내어 유해나 유품 등을 찾아낼 예정이다.
공동발굴에 참여한 DPAA 매튜 브라운(Mattew Brown)은 “이번 한·미 공동 유해발굴은 양국 간의 굳건한 동맹과 협력의 상징적인 사례입니다.”라며 “이번 발굴을 통해 우리는 전쟁에서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공동발굴을 추진한 이근원 국유단장은 “국가가 누구를 기억하는지에 따라 국가의 품격이 결정됩니다.”라며 “이번 한·미 공동 유해발굴이 성공적으로 완수되어 마지막 한 분의 전사자를 끝까지 찾아서 가족의 품으로 모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