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송, 김영진 기자] 여름철 폭염일수가 늘면서 젖소의 사료 섭취량이 줄고 성장 지연, 우유 생산량 감소와 품질 저하, 번식과 질병 문제 등으로 낙농가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전북대학교(신동현 교수팀)와 축산분야 기후변화 대응 공동연구를 통해 고온 환경에서 젖소의 생체 변화를 분석하고 고온 스트레스 반응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유전자, 미생물, 대사물질을 발굴했다.
연구진은 고온 환경에서 젖소(홀스타인종)의 생체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사육 조건을 적정 환경(기온 21?22도, 습도 50?60%)과 고온 환경(31?32도, 80?95%)으로 나눠 집단별 젖소의 혈액과 분변 시료를 수집했다.
이렇게 채취한 시료를 다중 오믹스 분석기술로 젖소 체내와 장내에서 환경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는 유전자와 미생물 조성, 혈액 대사산물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젖소에서 고온 스트레스와 연관된 154개의 유전자, 18개의 미생물(속), 9개의 혈액 대사물질을 발굴했다.
고온 환경에서 발현량이 증가한 154개 유전자는 주로 항상성 유지, 에너지 생산, 항균 작용, 면역 및 염증 반응 조절 등의 기능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온 환경에서 발현량이 2배 이상 증가한 18개 미생물 중에는 항염증 작용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인테스티니모나스(Intestinimonas), 슈도플라보니프랙터(Pseudoflavonifractor) 등이 포함됐다.
고온 환경에서 감소한 9가지 대사물질에는 항산화 특성과 체내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는 리놀레산, 과당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번 연구는 고온 환경에 따른 젖소의 생체 반응 기작을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 관련 유전자 등은 고온 스트레스 반응 지표로 활용할 수 있고, 젖소의 한국형 가축더위지수 기준을 수립하기 위한 후속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 IF: 3.7) 3월호에 게재돼 학술적으로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특허출원도 준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유전체과 윤호백 과장은 “첨단 기술을 적용해 고온 환경에서의 젖소 생체 변화를 더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라며, “다른 축종의 고온 스트레스 기작도 구명해 축종별 고온 스트레스 반응 지표와 한국형 가축더위지수 개발에 매진하겠다.”라고 말했다.